## 유가사지론 공부 기록: 악작(惡作)과 도거(掉擧)를 경계하며##
요즘 남회근 선생님의 《유가사지론》 강의 서적을 공부하고 있다. 이전 글에서도 소개한 바 있지만, 정작 요즘 들어서야 정독하며 깊이 파고드는 중이다.
선생님의 이 강의는 《유가사지론》 본지분(本地分) 중에서도 출가 수행자들을 위한 성문지(聲聞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선생님은 재가자의 신분이시지만, 높은 법력과 수행력을 바탕으로 출가 스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신다.
문득 오늘 선생님의 강의를 읽다가 악작(惡作)과 도거(掉擧)에 관한 대목을 접했다. 이는 수행자가 정좌 수행을 할 때 극히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악작은 곧 ‘후회’를 뜻한다. “아! 전에 이걸 꼭 했어야 했는데 왜 안 했을까?”, “그때 절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왜 했을까?” 이처럼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하며 번뇌하는 마음을 나타낸다. 도거는 악작과 마찬가지로 혼침 및 산란함과 궤를 같이하는데, 즐겁고 괴롭고 기쁘고 슬펐던 기억들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자꾸 회상하는 번뇌를 뜻한다. 한마디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음이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수행한답시고 오랜 시간 폼은 다 잡으며 독경, 염불, 칠지좌법 등을 흉내 냈지만, 결국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철저한 악작과 도거에 빠져 늘 후회할 짓만 골라 하며 살아온 듯하다. 하루 중 어느 시간에는 경전을 보고 법문을 들으며 제정신으로 돌아와 나의 어리석음과 모진 마음을 비춰보기도 하지만, 또 어느 시간에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악작과 도거의 번뇌에 빠지곤 한다. 수행할 때 느꼈던 환희심과 경각심은 온데간데없이 술을 찾는 악습에 빠지고, 다시 그것을 후회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참으로 가련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모질고 질긴 무명(無明)과 훈습(薰習)으로 삼계 육도를 윤회하는 중생고를 겪으면서도, 여전히 내 인생의 앞길이 무한하고 뒷길이 무궁한 줄로만 안다. 안수정등(岸樹井藤)의 비유처럼 벼랑 끝에 매달려 마지막 한 방울의 꿀을 빨아 먹으려 애쓰는 모습은 참으로 차마 못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