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알라딘 중고서적 코너를 이용해 남회근 선생님의 『불교수행법 강의』와 『역경잡설』, 『원각경 강의』 서적을 구입했다. 지금까지는 인연에 따라 새 책을 구입한 뒤, 따로 비용을 들여 전문 북스캔점에서 재단 후 PDF 형식으로 스캔하여 휴대폰에 저장해 왔다. 언제 어디서든 펼쳐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게 번거롭고 비용도 꽤 따랐지만 집에 서적들을 보관할 형편이 아니어서 새 책을 기꺼이 재단해 버렸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고집을 부렸는지 모르겠다. 비싼 서적을 구입해 따로 돈을 들여 디지털화하는 것까지는 이해되지만, 왜 꼭 새 책이어야만 했을까? 아마도 일일이 중고 서적을 찾아보는 귀찮음에 빠져, 그저 구매하기 편한 새 책만 고집했던 것 같다. 알라딘 중고서점을 제대로 이용해 보니, 그간 내가 돈을 쓰지 못해 근질근질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놀랍게도 알라딘 중고서점에는 현재 남회근 선생님의 모든 서적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새 책으로는 살 수 없는 귀한 절판 서적들도 가득했다. 중고서점이 알라딘 단독 운영이 아니라 여러 셀러가 판매하는 방식이라 매물도 다양했다. 이번에 구한 초판본 『원각경 강의』는 절판 상태임에도 택배비를 포함해 만 원 초반대라는 놀라운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책 상태에 대한 우려도 잠시였다. 상태가 ‘중’ 정도로 표기되어 있어 어차피 재단할 것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막상 받아보니 거의 새 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깨끗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른 셀러에게 각각 구입한 『불교수행법』이나 『역경잡설』 또한 기대 이상의 수준이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진작 이렇게 구입했으면 시간과 비용을 얼마나 절약했을까?”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사람이란 아는 만큼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뼈저리게 들었다. 정보의 부재가 불필요한 고집과 낭비를 만들었던 셈이다.
나에게 이제 알라딘 중고서점은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여태 절판 서적을 찾아 헤매던 시간들이 참 어처구니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어찌하랴?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이제라도 이 보물창고를 알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